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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

화학공학과와 화학과의 차이: 이름만 비슷한 다른 학과

by jasen 2023. 8. 25.

화학을 좋아하는 많은 고등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때 화학공학과 화학의 차이를 알지 못하여 대학에 와서 후회를 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저 역시 입학할때까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불상사를 최대한 막기위해 두 학과의 차이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화학공학과와 화학과의 근본적 차이

쉽고 간편하게 이해하자면 화학공학과는 화학의 가면을 쓴 물리와 수학을 배우는 학과이고, 화학과는 화학의 총정리를 하는 학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화학공학과는 대부분 학교에서 '공과대학' 소속이기에 공학에 초점을 맞추고, 화학과는 '자연대학' 소속이기 때문에 자연과학 탐구에 더 초점을 맞춥니다. 저는 화학공학과를 소개할 때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화학공학과가 피자라고 한다면, 빵은 물리, 치즈는 수학, 나머지 토핑은 화학이다. 사람들은 피자를 구매할때 토핑을 고르지만 피자의 맛의 핵심은 빵과 치즈의 적절한 조화이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위에서 공과대학과 자연대학을 구분했는데, 공학과 과학의 차이를 아시나요?
쉽게 말해서 공학(engineering)은 돈을 벌기 위한 학문이고, 과학(science)은 진리탐구를 위한 학문입니다.
 
화학공학과는 석유, 화장품, 반도체, 배터리같은 화학물질을 정제, 분리하거나 효율적으로 제조하기 위해 연구합니다. 효율성에서는 원가 절감과 인건비 최소화를 위해 최소한의 공정 시스템을 만들거나, 물질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과목에 오차가 없는 식보다는 적절한 오차범위를 사용하는 근사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학과는 원자같은 엄청나게 작은 물질을 밝혀내기 위해 연구하거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고분자물질을 발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이론을 위주로 다루기 때문에 공학과 달리 정교한 계산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관련학과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때, 화학과가 물질을 만들고 화학공학과가 물질의 양을 불리는(?) 역할을 한다는 우스겟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화학공학과와 화학과의 과목 비교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두 학과의 차이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무슨 과목인지 전혀 모르시겠지만 최대한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은 제 모교의 두 학과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화학공학과 화학과
물리화학 양자화학
화공열역학 통계열역학
공업수학 분석화학
열 및 물질전달 생화학
이동현상 유기화학실험
화학공학실험 분석화학실험

두 학과는 모두 화학계열이기 때문에 같거나 유사한 과목이 있습니다. 1~2학년에서, 일반화학부터 유기화학까지는 기초 교양/전공 과목이기 때문에 같은 과목을 배웁니다. 하지만 3학년부터는 많이 달라집니다.
 
화학공학과는 주로 공장에서 사용하기 위한 '열(에너지)과 유체'에 대해 자세하게 배웁니다. 물리화학과 화공열역학은 온도나 물질에 따라 반응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을 계산하기 위한 과목이고, 유체가 어떻게,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계산하여 공장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실험과목도 전공실험은 2~3개가 전부이고 이 과목들은 순수과학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화학과는 위에 나온 과목은 전체 교육과정의 일부이긴 하지만 '화학'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과목이 정말 많습니다. 이런 과목들은 이론과 역사를 배우고, 정교한 실험과정을 학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실험과목도 정말 다양하게 있습니다.

 

진로 선택과 꿀팁

먼저 현실적인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고등학교때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다양한 과목을 배웁니다. 입시 준비를 하다보면 좋아하는 과목이 생긴 학생들이 많습니다. 어떤 학생은 화학이 너무 좋아서 화학과나 화학공학과를 진학하려고 하거나, 어떤 학생은 과학은 싫고 수학이 좋아서 수학과를 진학하려고 합니다.
물론 고등학생때에는 특정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수학2, 물리학1, 화학1 같은 과목들의 개념을 공부하거나 문제풀이를 할때의 기억으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화공은 물리와 수학위주이고, 화학은 말그대로 화학을 주로 다룹니다. 따라서 평소에 자신이 화학은 잘하지만, 물리와 수학이 너무 힘들거나, 죽어도 하기 싫다면 화학과를 진학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엄청난 고민을 하더라도 막상 대학에 와보니 화학을 좋아했던 사람이 물리에 더 적성이 맞거나, 반대의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정말 다르기때문에 공대를 갈지, 자연대를 갈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학공학과vs화학과 선택 꿀팁


1. 수학과 물리를 화학만큼 좋아한다->화학공학과
수학과 물리 둘 중 하나라도 큰 결함이 있다->화학과
2. 그래도 모르겠다면 전과가 어렵지 않은 학교에 가서 손톱만큼이라도 더 끌리는 학과의 2학년 전공까지 들어보고 아니다싶으면 전과하기